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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기 LG패션 상무 - 패션 디자인 변화의 필요성   2012-09-26 (수) 10:53
MD매니저   6,763



정승기 LG패션 상무
패션 디자인 변화의 필요성

‘삼성이 애플에 패했다!’ 세계 스마트 폰 시장의 양대 축인 삼성과 애플이 수십 개월간의 특허 분쟁에서 결국 삼성이 패소했다는 소식은 패션 시장에도 메시지를 던진 사건이었다. 지금까지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자신의 차별화된 컨셉으로 브랜드를 창조하기 보다는 적당히 ‘카피’해서 남들과 비슷하게 만들었고, 비교적 단조로운 방식으로 성장했다.

현재도 다르지 않다. 백화점만 가도 카피 풍조를 엿볼 수 있다. 비슷한 브랜드들이 군(群)을 형성해 고객의 선택을 기다린 다. 어쩌면 브랜드 이름만 빼면 구별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심지어 최근에는 브랜드 이름까지 비슷하게 짓는 사례가 빈번 할 정도다.

IT 산업을 비롯해 패션 시장의 현주소는 국내 패션 기업에게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제 더 이상 양적인 성장이 아닌질적인 성장으로 패러다임이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한국은‘디자인 DNA란 이런 것’이란 실력을 곳곳에서 보여줬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의 초일류 기업을 키워냈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당당히 5위를 했다. K-POP 한류 바람은 이제 단순한 아시아 유행을 넘어 가수 싸이가 유투브 조회 수 2억뷰를 돌파하고‘강남스타일’이란 노래는 전 세계적으 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과연 그 누가 이런 컨셉이 이렇게 인기를 끌 수 있을 거라고 예상이나 했을까. 디자인이란 이런 것이다. 디자인은 독창적이면서도 기존의 것을 새롭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그리고 이것을 찾아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스티브 잡스처럼 칭송한다.

패션 브랜드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직책을 CD(Creative Director)라고 부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CD를 꼽자면 샤넬의 칼 라거펠트, 루이비통의 마크 제이콥스, 버버리의 크리스토퍼 베일리 등의 인물들이다. 위 CD들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오래되고 더 이상 변화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낡은 브랜드’를 맡아 브랜드의 변화와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올라서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데 꼭 CD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이미지 전환이 요구됐던 ‘라코스테’를 지금 현재 2030세대가 찾는 브랜드로 만들어낸 호세 루이스 듀란 CEO은 이렇게 주장했다. “패션은 신선 상품이다. 공급자 마인드를 버리고 고객이 원하는것을 만들라!” 이 같은 그의 의식 덕분인지 매출은 3년 만에 2배로 껑충 뛰었다.

일본에 시부야 히카리에에 있는 클리니크(CLINIQUE) 화장품 매장의 매니저는 수개월간 고객을 연구한 끝에 매장 입구에서 고객이 제일 먼저 인지하고 선택하는 영역은 컬러라는 점을 알아챘다. 이 매니저는 핑크색, 초록색, 하얀색 컬러 칩을 매장 입구에 비치했다. 고객은 자유롭게 매장을 둘러보고 싶으면 핑크색을, 도움이 필요하면 초록색을 선택한다. 만약 아무도 자신에게 말을 걸지 말기를 바란다면 하얀색 인식표를 뽑고 들어온다. 결과는 거의 대부분 하얀색을 뽑고 들어오는 고객만 있다고 한다.

K-패션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해외 시장에도 진출해서 성공하기 시작했다. 이제 양적인 성장이 아닌 질적인 성장으로 가고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 자신의 색깔을 갖춘 디자인 중심의 비즈니스 풀이가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할 때다. 새로운 것을 만들고 기존의 것을 재가공할 줄 아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태도와 고난위도 기술로 무장해 디자인 시대를 주도할 CD의 양성 또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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